우석훈 - 맥거핀과 알리바이

그의 문체는 요즘 들어 더더욱 숨이 가빠지고 있다.

 

'88만원 세대'와 '샌드위치론은 허구다'를 읽은지 며칠 지났다. 보수언론에서 역시 성장과 개발로 화답하면서 씨부리는 걸 보면 우석훈과 박권일 두 저자의 대안이 집행력 있고 영향력있는 세력들에게 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하나 보다.

 

침팬지나 석기문화인들은 집단이 위기에 처하거나 하면 영유아살해를 밥 먹듯이 저질렀다. 평균수명이 30세가 안되는 집단의 예니까 그 두배 반을 사는 현대 한국인들은 대략 20대 이하를 착취하거나 정신적으로 살해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듯 하다. 인류학같은 학문을 홀대하니까 자기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볼 제대로 된 거울이 없는 셈이다.

 

21세기 초반의 남한 사회에서 우석훈은 맥거핀이 되는 걸까? 아니면 복선이 되는 걸까? 복선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출판 이후 분위기는 맥거핀이 되고 있는 듯 하다. 지금 보이는 것만 가지고 판단하자면 이 사회는 붕괴 모델의 코스를 가열차게 질주하고 있다.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붕괴 과정이 끝난 후 외국의 학자들은 맘모스 시체에 달라붙는 파리떼들 처럼 모여 그 과정의 알파와 오메가와 표면과 심층을 모두 해체하고 분석할 것이다. 그 와중에 남한 지성은 뭘 하고 있었을까도 연구하겠지. 내가 아는 학자들 중에선 오직 우석훈이 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.

by 아큐라 | 2007/08/31 21:57 | 트랙백 | 덧글(1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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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뮤탄트 at 2007/09/03 15:47
대한민국에서 삼십년 이상을 살아 남는 일은 일종의 '영물'이 되는 게 아닐까,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. 대한민국에는 인간의 개체수보다 '영물'의 수가 더 많은 것 같아요. 그러니 뭐 굳이 시를 안읽어도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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